美 대형재난사고 생존의 결정적 요인 누가 죽고 누가 사는가

   미국의 9.11테러. 그 생생한 현장 기록 세계무역센터 참사 당시에는 평소 규칙을 잘 지키던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지도층이 시키는 대로 했기 때문이다. 남쪽 타워의 93층에 있던 에이온 보험사의 한 직원은 탈출을 시도했다가, 그 건물은 안전하므로 떠나라는 지시가 있을 때까지 안에서 기다리라는 안전요원의 발표를 듣고 사무실로 돌아갔다. 그는 죽기 전 전화로 아버지에게 말했다. “내가 왜 그 사람들 말을 들었을까요. 그 말을 무시했어야 하는데요.” 후지 은행의 한 직원은 실제로 1층 로비까지 내려갔다가 안전요원에 의해 되돌려 보내졌다. 또 한 사람은 집에 전화를 걸어 이런 내용의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 “그들이 우리에게 움직이지 말라고 명령했기 때문에 나는 어디에도 갈 수가 없다. 소방관들이 오기만 기다리는 수밖에….”— p.52  생존의 결정적 요소 혼자서 살아남는 데 성공한 사람들은 집에 있는 다른 누군가(아내, 남자친구, 어머니, 아들 등)를 위해서 그렇게 버텨냈던 것이라고 말한다. 생텍쥐페리가 리비아 사막에서 길을 잃었을 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할 수 있었던 것은 고통스러워할 아내에 대한 생각 때문이었다.— p.61  2001년 9월 11일에 아메리칸 항공 승무원 매들린 에이미 스위니는 바로 이와 같은 철저한 프로정신을 몸소 보여주었다. 그녀는 뒷좌석에 앉아서 전화로, 곧 세계무역센터의 북쪽 타워를 들이받을 그 비행기의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침착하게 보고했다. 목을 베인 한 승객과 납치범들의 위치 등 그녀가 아니었다면 결코 알 수 없었을 중요한 정보를 차분히 설명하는 그녀를 보면서 승무원 팀장은 그 엄청난 통제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본문 159페이지)— p.159  위험한 모험을 즐기는 욕망 우리는 인간이다. 우리의 주의는 파편적이다. 우리는 흥분하고 피로해지며 어리석음에 빠지기도 한다. 물론 모험을 안전하게 만들 수는 없다. 그러면 모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역설을 희극적으로 표현하면서, 후드 산의 레크리에이션 담당자가 내게 말했다. “누구나 다 올라갈 수 있을 만큼 안전하게 만든다면 사망자 수는 훨씬 더 늘어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아예 위험을 인식하지도 못할 테니까요.” 아니 그보다는 아예 그 산에 애써 올라가려는 생각조차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 그러나 우리는 산에 올라가고 싶어하고 정복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오늘 당장 거기 올라가 죽고 싶지는 않다.— p.351  “나는 이렇게 살아남았다” 생존자들이 말하는 생존의 법칙 12계명1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라 2 두려움을 역으로 이용하라 3 생각하고 분석하고 계획하라 4 올바르게 선택하고 단호하게 행동하라 5 자신의 성공을 기꺼이 칭찬하라 6 희생자가 되지 말고 구조자가 되어라 7 고통 속에서도 즐거움을 찾으려 노력하라 8 세상의 경이로움을 발견하라 9 극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져라 10 죽음에 대한 공포는 무시하라 11 필요한 일이면 무엇이든 하라 12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 p.377    책의 내용_ 생존에 얽힌 생생한 실화와 심오한 과학의 만남 누가 죽고 누가 사는가 생존에 관해 이해할 수 없는 수수께끼 중 하나는 어떤 사람이 살아남고 또 어떤 사람이 살아남지 못하는가이다. 때로는 초보인 여성 하이커가 살아남고, 경험 많은 사냥꾼이 하룻밤 만에 죽기도 한다. 같은 환경에서 17세 소녀만이 살아남고 십여 명의 건장한 성인들은 모두 죽음을 맞기도 한다. 가장 높은 생존율을 보인 집단은 우리가 가장 걱정하는 6세 이하의 어린이다. 어린 아이들은 성인보다 체온이 빨리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상황에서 경험 많은 사냥꾼이나 육체적으로 건강한 하이커, 훈련된 군인보다 더 잘 살아남는다. 어린 아이들은 지식과 경험도 무력하게 만드는 심오한 생존의 비밀을 갖고 있는 게 분명하다. 또한 2001년 미국의 9.11테러가 일어났을 때도 세계무역센터 안에 있던 많은 사람 중에 살아남은 사람과 살아남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는 생존의 비밀이 존재한다. 첫 번째 비행기가 북쪽 타워를 들이받으며 모든 계단과 엘리베이터를 끊어 놓아 91층 이상에 있던 모든 사람을 오도 가도 못하게 가두었다. 두 번째 비행기가 남쪽 타워에 충돌했을 때는 78층부터 84층 사이가 대대적으로 파괴되었음에도 건물의 북서쪽 계단은 성한 채 남아 있었다. 18명이 그 계단으로 탈출한 반면, 최소한 200명이 옥상이 있는 위로 올라가서 사망했다. 왜 그들은 옥상으로 올라간 것일까. 그것은 바로 1993년에 세계무역센터 건물에서 폭탄이 터졌을 떄 옥상에서 헬기가 구조작업을 했기 때문이다. 옥상으로 올라간 이들의 정신적 모델은 ‘옥상’을 탈출 장소로 감정적 북마크해 놓았던 것이다. 그들은 잘못 행동한 게 아니다.  오히려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했기에 올바른 행동이었지만 그 상황이 달랐기 때문에 다른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이 책의 1부는 실제로 생존의 순간을 경험한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산에서 길을 읽은 켄 킬립에서부터 비행기 추락사를 겪고도 살아난 17세의 소녀 줄리안 쾨프케, 76일 동안 바다에 표류하면서 생존의 기술을 터득한 진정한 생존자 스티븐 켈러헌, 그리고 우리에게는 생소한 전투 조종사들의 생존 투쟁 등의 이야기가 생생하고도 자세하게 묘사되어 읽는 내내 긴장감을 놓을 수 없도록 만든다. 한편 2부에서는 저자 자신의 경험담과 수많은 경험자들의 이야기 속에서 찾아낸 생존의 요인들을 심리적 과학적 연구 자료를 근거로 하여 좀더 깊이 있게 풀어내고 있다. 인간은 보편적으로 공기 없이는 3분, 물 없이는 3일, 식량 없이는 3주 이상 생존하기 힘들다. 이처럼 똑같은 환경과 조건 하에 있음에도 분명 살아남는 사람과 죽는 사람은 존재하며, 그들 사이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생존의 비밀과 법칙들이 존재한다. 그 비밀과 법칙이 이 책 속에 있다.        저자는 인간의 정신적인 약점을 뇌 과학의 측면에서 분석하면서 극한 상황에 빠지거나 오지에 가거나, 혹은 익스트림한 스포츠를 즐기러 갈 때는 일상 생활때 보다 더욱 냉철하게 현실을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일상 생활에서는 사소한 실수는 그저 ‘실수’로 그치고 말지만, 극한 상황이나 오지에서는 ‘죽음’으로 가는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또한 극한 상황에서 두려움에 압도 당하지 말고 ‘분노’로 전환시켜 생존을 위한 에너지로 유용하게 활용하라는 충고도 있다. 생존에 관한 여러가지 도움말이 가득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강조하는 것은 바로  ‘극한 상황에 빠졌을 때 갑작스레 밀려오는 엄청나고 복잡한 감정의 에너지들속에서도 속삭이듯 들려오는 이성의 목소리를 놓치지 마라. 자신안에 마치 두사람의 목소리처럼 감정의 목소리와 이성의 목소리가 들려올 때 이성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긍정적인 정신 자세를 잃지 말아라.긍정적인 정신 자세를 위해서는 유머가 절대적이다. 좌절과 절망을 부르는 감정의 목소리에 휘말리는 순간, 곧 죽음으로 가게된다.’ 이것이 아닌가 싶다. 특히, 다른 책들에서 접하기 쉽지 않은 사고 발생의 법칙(?)을 소개하는데, ‘사고에 대해서 세밀히 분석하고 그 대책을 복잡하게 수립할수록 사고 발생률은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 법칙은 저자의 단순한 주장이 아닌 과학 이론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설명이 좀 어렵기 때문에 다소 수긍하기 어렵기도 했지만, 사고 발생에 대한 저자의 주장에는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것은 ‘어떠한 사고에 대해서 아무리 철저하고 분석하고 대비책을 마련해 놓는다고 해도 사고는 발생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발생하는 사고들에 대해서 애석해하고 분노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냉철하게 생각해보면 발생하는 사고는 당연스러운(?) 것일 수도 있으며, 우리는 아무리 꼼꼼한 대비책이 마련되어 있더라도 언제나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불의의 사고에 대해서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해주는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