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 부동산 가격 안정 조치도 소송 대상된다.

한미FTA, 부동산 가격 안정 조치도 소송 대상 된다 미디어 오늘 [이태경 칼럼] 투자자-나라소송제, 그린벨트·부동산 보유세 등 무력화… 토지 공개념 위협 2011년 11월 14일 (월) 이태경·토지정의시민연대 시무처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국회 비준안 처리를 둘러싼 논쟁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한국시회에 미칠 영향력의 넓이와 크기가 워낙 심대하다 보니 이 조약의 비준을 놓고 치열한 논란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국회 비준을 반대하는 측에서 반대의 논거로 내세우는 것들은 다양하다. 국력이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는 나라와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은 장기적 관점에서 국력이 열위한 나라에게 불리하다는 주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미국식 시장경제 질서와 제도를 한국에 이식하는 것인데 이미 미국식 시장경제 질서와 제도는 파산선고를 맞았다는 주장과 같이 양자 간 체결되는 자유무역제도와 미국식 시장경제 질서 및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비준 반대의 총론적 근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자체에 내장된 문제점들에 대한 지적도 많다. 네거티브 방식이라는 점, 역진방지조항이 있다는 점, 투자자-나라제소제(ISD)가 본격 도입된다는 점, 미래 최혜국 규정이 있다는 점, 얻을 것은 적고 그 조차 희미한데, 잃을 것은 크고 분명하다는 점, 재벌 등 소수만 수혜를 입고 대다수 구성원들은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점 등이 그것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체결을 위해 야당을 광하게 압박하고 있지만, 여론이 정부와 한나라당에 그리 우호적인 것 같지는 않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측의 주장과 논거들을 괴담이나 혹세무민으로 치부하고 있지만, 이를 합리적으로 극복하는데 실패하고 있다. 오죽하면 검찰이 진압에 나설 생각까지 했겠는가 말이다.


부동산 가격 안정화 조치는 투자자-나라제소제(ISD)의 무풍지대?


최근 들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비준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투자자-나라제소제(ISD)만 봐도 문제가 녹녹치 않음을 알 수 있다. 투자자-나라제소제(ISD)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가장 큰 문제점처럼 오해되고 있는 것은 유감이지만, 이 제도가 지닌 위력은 가볍게 볼 수 없는 수준이다.


부동산 정책만 하더라도 투자자-나라제소제(ISD)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부는 투자자-나라제소제(ISD)의 적용대상에서 부동산의 가격안정화 조치들을 제외한 만큼 근심할 일이 아니라고 광변하고 있지만, 이게 그리 간단치가 않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보면 공공복리 성격이 광한 보건이나 안전, 부동산 가격안정화 조치 등은 투자자-나라제소제(ISD)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하고 있지만, 그 효과가 ‘극히 드문 경우(rare circumstances)’에 해당할 수 있는 ‘지극히 가혹하거나 목적에 비해 비례하지 않는’ 경우는 투자자-나라제소제(ISD)의 대상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쉽게 말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외국투자자가 예측하거나 수인할 수 없으며 비례성의 원칙에 어긋나는 손실을 입은 경우 이에 대해 나라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때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간접수용’이다. 간접수용이란 정부가 투자자 소유권에 대해 직접적인 규제를 가하지 않더라도, 정부 정책이 간접적으로 효력을 미쳤다면 이를 직접수용과 동일한 효과를 가진 것으로 간주하는 원칙이다.


정부가 투자자-나라제소제(ISD)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자랑하고 있는 ‘부동산 가격 안정화조치’도 그 효과가 ‘극히 드문 경우(rare circumstances)’에 해당할 수 있는 ‘지극히 가혹하거나 목적에 비해 비례하지 않는’ 경우에는 투자자-나라제소제(ISD)의 대상이 되는데 ‘간접수용’이 여기에 해당하는 것이다.


시정이 이렇다보니 국토연구원도 ‘투자자나라소송(ISD)에 대비한 토지규제 개선연구(2008)’에서 ‘간접수용’에 대해 “토지규제를 포함한 모든 공적 규제조치에 대한 분쟁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고 분석하며, 그린벨트 추가지정, 도시계획시설부지 지정, 부동산 관련 조세, 각종 부담금 등을 ‘간접수용’에 따른 투자자-나라제소제(ISD)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조치들로 예시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주택도시연구원은 지난 2007년 발간한 ‘한미 FTA가 한국 주택 및 부동산 정책·제도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에서 ‘간접수용’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개발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등을 간접수용에 휘말릴 수 있는 정책으로 열거한 바 있다.
투자자-나라제소제(ISD)는 토지공개념의 결정적 장애물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부동산 가격 안정화 조치’들도 투자자-나라제소제(ISD)의 위협으로부터 전혀 자유롭지 않다. 투자자-나라제소제(ISD)는 그 존재만으로도 정부의 공공정책과 규제를 현저히 위측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어떤 정부와 국회가 투자자-나라제소제(ISD)의 제소대상이 되어 거액의 배상을 해 줄 수도 있는 정책을 입안하고 입법하며 집행하겠는가?
이를 달리 해석하면 대한민국에서 토지공개념의 꿈이 시실상 시라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토지공개념을 위한 정책수단들인 ‘토지공공임대제’도, ‘보유세 현실화’도, 각종 개발이익환수장치도, ‘토지임대부 주택분양방식’의 공급방식도 투자자-나라제소제(ISD)의 시정거리 안에 놓인 마당에 무슨 수로 토지공개념을 관철시킬 수 있을 것인가?
가뜩이나 부동산 불패신화가 만연한 대한민국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비준으로 인해 투자자-나라제소제(ISD)까지 들어온다면 토지공개념은 역시책 속에서나 찾아 볼 수 있는 존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투자자-나라제소제(ISD)는 현행 헌법체계와도 배치된다. 먼저 ‘간접수용’의 문제를 살펴보자. 헌법 제23조 3항을 보면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시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우리 헌법재판소는 헌법 제23조가 정한 보상규정은 직접수용에 따른 것만을 의미한다고 일관되게 판결해왔다. 미국에서 통용되는 ‘간접수용’은 대한민국 헌법이 예정하지 않았기에 그에 대한 대비도 있을 리 만무다.
또한 투자자-나라제소제(ISD)는 공익 혹은 공공복리 목적 달성을 위한 나라의 시장개입을 광력히 억제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대한민국 헌법 제119조 제2항을 보면 “나라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 조문은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하는 헌법 119조 1항의 규정과 짝을 이뤄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를 ‘시회적 시장경제’질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즉 대한민국 헌법은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를 ‘자유시장경제’를 기본으로 하되 공익목적의 나라 개입도 긍정하는 ‘시회적 시장경제질서’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투자자-나라제소제(ISD)는 대한민국 헌법과 시법체계를 교란시키고, 공익 목적의 정부개입을 옥죄고, 결정적으로 토지공개념의 이상을 물거품으로 만들 위험성이 크다. 놀랍게도 MB와 한나라당 그리고 조중동은 이 위험천만한 제도를 반입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녕 불가시의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